아름다운재단의 후원으로 거제 습지를 조사하는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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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차 있는 땅, 습지! 기후변화 시대에 습지는 그 가치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습지는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물을 공급하며,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함으로써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때문이다. 같은 면적의 습지는 숲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하지만, 습지 중 상당한 부분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다. 습지에는 물이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물을 얻기 위해서 습지 근처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습지는 개발되어 사라질 위협을 받고 있다. 부모님의 재산을 노름으로 날려먹는 파락호(破落戶) 아들놈처럼, 우리 인간은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는 습지라는 생태계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반성 때문에 제안된 방법이 습지 총량제이다. 한 국가 또는 한 도시가 가지고 있는 습지의 총량(총면적)을 조사한 후, 그 총량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만약 어떤 습지를 메워 공장을 짓고자 한다면, 다른 땅을 그런 유형의 습지로 전환함으로써 습지의 총량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 인간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습지의 총면적을 유지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습지가 우리에게 주는 생태계 서비스의 양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습지 총량제의 취지와 거의 비슷한 개념으로서, <자연 자본의 순손실 제로 전략>도 2022년 유엔생물다양성협약에 의해 결정되었다. 습지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생태계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그대로 누리기 위해 자연의 총량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전략들은 선언만 되었을 뿐, 우리나라에서 법에 의해 실행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에겐 눈먼 개발(開發)의 욕망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지혜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습지 총량제를 실시하려면 어느 한 도시가 가지고 있는 습지의 면적부터 조사해야 하지만, 이렇게 습지의 총면적을 조사하려는 시도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이루어진 적이 없다.
그래서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아름다운재단이 후원하는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거제 습지 총조사 사업>을 신청하여 경쟁을 뚫고 당선되었다. 거제도에 어떤 유형의 습지가 몇 개 있으며, 그 총면적은 얼마인지를 문서 조사와 현장 조사를 통해 알아보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들은 먼저 거제도에 있는 습지를 6개의 유형으로 나누었다. (1) 잘피밭 등의 조하대 바다, (2) 갯벌 등의 조간대 바다, (3) 하천과 계곡, (4) 호수, 저수지와 연못, (5) 논과 묵논, (6) 둠벙, 샘물과 우물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습지라고 하면 우포늪이나 새만금갯벌 등만 떠올리지만, 사실 물이 있는 땅은 대부분 습지라고 보면 된다. 물론 바다 전체를 습지라고 하기엔 부적절하기 때문에, 람사르협약에선 수심이 6미터 이내의 얕은 바다만을 습지로 정의하고 있다.
특히 거제에서 주목할 것은 (1)번 유형인 조하대 바다이다. 통영 화삼리 앞바다에 잘피가 있어서 해양보호구역이 된 것처럼, 잘피나 해조류가 있는 얕은 바다도 람사르협약에선 습지로 간주된다. 또한 잘피밭에는 여러 종의 어류들이 산란을 하기 때문에, 잘피밭은 바다 전체의 생물다양성과 수산자원의 보호에도 큰 역할을 한다. 더욱이 잘피밭에는 해마들이 사는데, 우리 나라의 해마들은 대부분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그러므로 이런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해마들이 사는 거제의 잘피밭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해당한다.
두번째로 주목할 것은 논과 묵논이다. 논은 물론 농업 경작지이지만, 습지에 해당하기도 한다. 원래는 하천 주변 범람원(floodplain, 플러드플레인)이었던 곳을 우리 인간은 수천년에 걸쳐 이렇게 경작지로 바꾸었다. 논은 물론 인공적인 곳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을 머금고 있는 습지로서 역할이 크고, 논에도 쌀 이외의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람사르협약에선 2008년 창원에서 총회를 할 때 “논도 습지이며,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는 취지의 <논습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실제로 거제의 논에도 쌀 이외의 수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으며, 경관 또한 매우 아름답고, 논의 물 저장 기능도 크다.
이번 거제 습지 총조사 사업에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거제의 습지 현장을 함께 방문하여 조사하고 싶은 시민들은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거제 습지 사진전>을 이미 공모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거제도의 습지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면, 소정의 심사 이후 상을 받을 수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지역의 시민들과 함께 생태계보전 활동 및 환경교육과 시민과학자양성에 힘을 쏟고 있으며 거제 습지사진 공모전,노자산 생태그림책 만들기,깃대종 창작 그리기대회,거제독수리식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055 645-2588. www.tg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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