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현장의 냉정과 열정사이, ‘인권’을 먼저 입다.
우리 헌법과 형사사법 체계가 지향하는 가장 숭고하고 궁극적인 가치는 바로 ‘국민의 존엄성과 인권 보장’이다.
흔히 말하는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겠다.”는 법언이나,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무고한 사람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 역시 결국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개인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준엄한 명령이다. 사법 정의의 첫 단추를 꿰는 경찰의 수사와 치안 현장에서 이러한 인권의식이 가정 엄격하게 준수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찰관이 마주하는 국민의 일상은 단순한 법 조문의 적용 대상을 넘어,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범죄와 가시적인 증거가 존재하는 사건 현장에서, 선입견을 배제하고 인권 중심의 냉정함을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격앙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마치 최종 판단을 내리는 판사처럼 유무죄를 예단하거나, 혐의만으로 상대를 범죄자 취급하며 훈계하는 등의 재량권을 벗어난 행동은 대표적인 재량권 남용 사례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의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한 언행은 돌이킬 수 없는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늘 경계해야한다. 참된 법집행은 단호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는 ‘인권 감수성’에서 완성된다.
“경찰관은 누구든지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는 유죄로 간주하는 언행이나 취급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문을 비롯한 비인도적인 신체적‧정신적 가혹 행위를 하여서도 아니되며, 이러한 행위들을 용인하여서도 아니된다.” 각 경찰관서마다 국기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비치해놓은 「경찰관인권행동강령」 제4조의 무죄추정 원칙 관련 규정이다. 단순한 내부 지침이 아니라, 경찰관이 치안 현장에서 국민의 인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준엄한 행동 기준이다. 최근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의 권한과 책임이 한층 무거워진 만큼,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인권을 옹호해 달라는 국민의 목소리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경찰에게 부여된 공권력은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라고 위임된 원천적인 힘이다. 이제는 우리 경찰 모두가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서, 마주하는 모든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옹호자가 되어야 한다. 신고처리와 수사의 모든 과정에서 단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을 때, 비로소 국민의 온전한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경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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