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고] 북극항로의 서막, 거제도를 ‘국가 신해양산업 특례도시’로

​[신년 기고] 북극항로의 서막, 거제도를 ‘국가 신해양산업 특례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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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식/전 거제시의회 7대의장

해양 패권의 대전환기,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

해양 문명의 흐름은 언제나 바다를 지배한 자가 결정해 왔다. 16세기 대항해시대가 유럽의 문예부흥(文藝復興)을 견인하고, 20세기 태평양 시대가 미국의 번영을 공고히 했다면, 21세기는 북극항로(NSR)라는 새로운 해양 질서가 세계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2030년 본격화될 북극항로는 기존 남방 항로 거리를 30% 단축하는 ‘물류의 대혁명’이자, 에너지와 전략 자원 질서를 재편할 지정학적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다. 북극해는 빙하가 녹아내리며 인류에게 던지는 경고음과 함께, 더 이상 미지의 영역이 아닌 경제·안보의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엄중한 기로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해양 강국으로 비상할 것인가, 아니면 지정학적 변두리로 쇠락할 것인가. 그 해답은 부·울·경 동남해안권 산업벨트의 중심이자 대수심 항만을 갖춘 거제도를 ‘신해양산업 특례도시’로 지정하여 국가 전략의 핵심 엔진으로 키우는 데 있다.
 
기존 부산항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확장에 한계가 있다. 반면 거제는 대형 선박 접안이 가능한 대수심 항만 조건과 육·해상의 넉넉한 공간을 보유한 유일한 대안이다. 부산신항, 가덕신공항, 남부내륙철도를 잇는 트라이포트(Tri-Port)의 핵심 거점으로서 거제는 미래 해양 산업의 전초 기지가 될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
 
2천 년 국가 해상 방어의 요충지, 구국(救國)의 성지 거제도
 
거제는 단순히 남해안의 한 섬이 아니다. 2천 년간 국가 방어의 최일선이자 대한민국 해양 역사의 심장부였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관통하며 20개의 성곽이 축조되고 수군 8진이 주둔했던 거제는 국가의 안위를 지켜온 철옹성이었다.
 
1274년 여몽연합군의 출항지이자 조선 통신사의 첫 출발지로 대륙과 해양을 이어온 거제의 역사는 오늘날 ‘해양 수도’로서의 당위성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1592년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인 옥포대승첩으로 나라를 구했고, 6·25 전쟁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아호가 1만 4,005명의 생명을 구출한 기적의 현장 또한 이곳이다.
 
1953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반공포로 석방은 대한민국의 주권 의지를 세계에 천명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역사적 변곡점이었다. 이처럼 거제는 위난의 때마다 나라를 구해낸 성역(聖域)이다. 그 역사적 숨결 속에서 우리는 거제에 깃든 불굴의 정신과 미래를 향한 무한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한·미 외교의 마중물 ‘MSCA’와 조선 양사의 비전
 
이제 거제의 조선 기술은 국가 경제를 넘어 외교·안보적 핵심 자산이다. 특히 MSCA
(한·미 조선 부흥 동반성장) 프로젝트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협력 패키지의 결정체다. 미국 내 조선소 설립과 인수, MRO 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한·미 관계를 심화시키는 강력한 외교적 마중물이 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의 세계 1위 FLNG 경쟁력과 미래 에너지의 핵심인 해상 원자력 발전 설비(CMSR) 비전은 거제를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통제 센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AI 기반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한 초격차 선박들은 북극항로를 누빌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다.
 
이 거대한 해양 산업의 물결 속에 한화의 해양 에너지 밸류체인과 초격차 해양 방산, 삼성중공업의 암모니아 추진선 및 자율운항 스마트십의 해양기술 패권으로 거제도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양 신산업의 메카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해양·숲 치유 관광도시’와 ‘연안 크루즈 테마 섬 관광’으로의 대도약
 
거제도의 자연은 신선이 노래하고 바람도 쉬어가는 곳이다. 일상의 멈춤과 인생의 삶을 치유하는 바다, 숲, 섬들의 스토리를 품고 있다. 440km의 리아스식 해안선, 해금강, 바람의 언덕, 홍포 비경은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풍광이다. 특히 학동 해변의 밀려오는 파도에 씻기며 구르는 흑진주 몽돌 소리는 영혼을 울리는 교향곡이다.
 
프랑스 남부의 니스(Nice) 해변은 꽃과 조명 경관, 카니발 행진, 문화 예술이 세계인을 사로잡으며 연간 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곳이다. 니스 관광지를 능가하는 학동 주변 인프라의 무한한 잠재력을 키워낸다면, 거제도는 웰니스 건강의 치유 관광 도시로서 세계인의 각광을 받는 성지가 될 것이다.
 
거제는 이러한 천혜의 자원을 바탕으로 관광 패러다임을 혁신하여 ‘글로벌 해양·숲 치유도시’로 디자인하고, 거제도 주변부에 점점이 떠 있는 수백 개의 섬을 유기적으로 잇는 ‘남해안 연안 크루즈 테마 섬 관광’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노르웨이 사례에서 통찰을 얻어야 한다. 노르웨이는 아름다운 피오르드 해안을 따라 운항하는 연안 크루즈를 통해 관광과 물류, 지역 산업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거제 주변에 보석처럼 흩어진 수백 개의 유·무인도에 역사, 생태, 예술의 옷을 입혀야 한다.
 
섬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해양 박물관이 되고,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문화 공간이 되어 이를 하나의 고품격 크루즈 노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지금은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구조물로 바다 위 터미널 구축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거제를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지상 최고의 해양·섬·숲 치유 관광지’와 ‘연안 크루즈 섬 관광’으로 탈바꿈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
 
국가 주도의 ‘해양산업 특례도시’ 신설을 제안하며
 
북극항로 선점과 해양 주권 확보는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생존 전략이다. 이에 정부는 다음의 세 가지 청사진을 바탕으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첮째 과감한 규제 혁신과 자치권 부여다. 자율운항 선박과 연안 크루즈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인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고, 지역 주도의 혁신이 가능하도록 행정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둘째  해상 에너지 및 물류 클러스터 구축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기술력, 그리고 트라이포트의 미래 거점 항구(사곡만, 대금만) 배후단지를 연계하여 거제도 육·해상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셋째 파격적인 재정 및 세제 인센티브다. 조선·방산·에너지·웰니스 관광이 융합된 신산업 투자 기업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 지원하여 지속 가능한 21세기 신해양산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대한민국 해양수도 거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우리는 오랫동안 지정학적 위기 속에 연안국(沿岸國)의 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제 그 위기를 기회로 바꿀 ‘마지막 국운(國運)의 창’이 열리고 있다. 다가오는 2030년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거제의 역사는 고비마다 나라를 구한 구국(救國)의 터전이었다. 이러한 거제도를 ‘대한민국의 해양수도’로 세워 미래 100년의 신해양산업을 설계해야 한다.
 
 해양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상이 시작된다. 거제도의 특례도시 지정은 대한민국이 신해양 100년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탁월한 선택이자 탄탄한 초석이 될 것이다.
거제뉴스와이드 (geojenewsw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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